[리뷰] 레이지 (Rage)
2007년 Id소프트웨어 사가 ‘퀘이크컨’이라는 단독 컨퍼런스를 진행하면서 새로운 테크 엔진에 대한 기술 공개와 함께 정보 공유 및 신작 소개가 이루어졌습니다. 이 때 개발 중인 [레이지 (Rage)]가 처음 공개됐는데 60프레임을 유지하는 오픈 월드 형식의 FPS 게임으로 ‘존 카맥’이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작 게임이라 큰 화재를 불러 모았었습니다.
컨퍼런스를 통해 공개된 만큼 EA를 통해 곧 출시되리라 예상했지만 4년여의 시간이 흘러 유통사가 베데스다로 바뀌고 2011년 10월 Xbox360, PS3, PC를 통해 발매되어 이제서야 플레이 해볼 수 있게 되었네요.
- 게임특징
1991년 ‘존 카맥(John Carmack)’과 ‘존 로메로(John Romero)’에 의해 설립된 Id소프트웨어 사는 1992년 [울펜스타인 3D]를 출시했고, 이듬해인 1993년에는 [둠]을 출시해 전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하며 FPS(1인칭 슈팅 게임)라는 게임 장르를 탄생시키며 이후 출시되고 있는 1인칭 슈팅 게임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1996년 출시한 [퀘이크]를 마지막으로 ‘존 로메로’는 Id소프트웨어를 퇴사하고 이온스톰을 설립해 신작 게임 제작에 몰두했지만 흥행에 참패하면서 현재는 게임 개발 작업을 공식적으로 중단한 상태입니다.
한편 Id소프트웨어는 이후 출시한 [퀘이크] 시리즈가 극찬을 받으며 성공을 거듭하지만 기대했던 [퀘이크4]와 [둠3]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적자를 면치 못하게 됩니다. 이런 상태에서 ‘존 카맥’이 [퀘이크] 이후 15년 만에 경영자에서 개발자의 자리로 돌아와 제작한 게임이 [레이지]인 만큼 이 게임의 흥행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레이지]는 Id소프트웨어가 새롭게 개발한 이드 테크 5(id Tech 5) 개발 엔진으로 처음 선을 보이는 게임으로 메가텍스처 2.0을 통해 20GB용량의 128000 X 128000 픽셀 해상도의 텍스처를 구현해 냄으로써 마치 CG를 보는 듯한 정밀하고 세밀한 그래픽 묘사를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대한 그래픽 용량으로 인해 Xbox360 버전은 FPS 장르에서 이례적으로 DVD 3장의 볼륨으로 출시가 되었고 모든 게임을 인스톨하기 위해서는 22GB 정도의 하드 용량이 필요합니다.
FPS 장르에 오픈월드 형식을 취하고 있어 이동 시에는 사륜구동 오토바이나 입수한 차량을 이용해 먼 거리를 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데 차량은 단순한 이동 수단뿐만 아니라 훌륭한 공격 수단으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입수한 차량은 개조를 통해 로켓런처나 기관총 등의 무기를 장착할 수 있고 지뢰나 방어막 등의 아이템도 사용할 수 있어 보다 다채로운 액션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 게임시스템
인벤토리를 통해 소지하고 있는 아이템의 목록과 조합 가능한 아이템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아이템 밑에는 별도의 아이콘이 표시되는데 특별한 목적을 위해 존재하는 아이템은 느낌표 아이콘, 슬롯에 할당하여 빠르게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은 손 모양의 아이콘, 다른 재료와 조합해 유용한 아이템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아이템은 기어 아이콘, 상인에게 판매하여 돈을 벌 수 있는 아이템은 달러 아이콘으로 표시되어 있어 아이콘을 통해 아이템의 사용처를 구분 지을 수 있습니다.
게임 진행 중에 조합법을 획득하거나 마을 상인에게서 조합법을 구입하면 조합법에 따라 아이템을 모아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잠긴 문을 열 수 있는 자물쇠 그라인더, 원격조종으로 적들을 섬멸할 수 있는 RC 폭탄 차, 인공지능을 지닌 경비 로봇, 사정거리 내의 적을 공격하는 경비 포탑 등을 제작해 방어선을 구축하거나 로봇의 지원을 받는 등 보다 전략적인 전투를 펼쳐나갈 수 있습니다.
멀티플레이 모드에는 Wasteland Legends, Road RAGE의 두 가지 모드가 존재합니다. Wasteland Legends 모드는 화면분할이나 온라인을 통해 다른 유저와 함께 다양한 미션들을 수행해 나가는 멀티플레이 모드이고 Road RAGE 모드는 4명의 플레이어가 차량 전투를 펼치는 멀티플레이 모드입니다.
[퀘이크]에서 데스매치라는 온라인 모드를 선보여 다른 유저들과 실력을 겨루는 모드를 도입하여 현재까지도 대부분의 FPS 게임은 데스매치를 통한 멀티플레이 모드를 지원하고 있는데 정작 [레이지]에서는 이러한 멀티플레이 요소를 찾아볼 수 없더군요.
- 게임플레이
2036년 아포피스라는 운석이 지구와 충돌해 대부분의 인류가 멸망할 것이라고 예측한 정부는 문명을 보전하고 재건하기 위해 땅 속 깊은 곳에 아크를 건설하게 됩니다. 플레이어는 아크의 유일한 생존자가 되어 운석 충돌로 대부분의 생태계가 파괴되고 정부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 속에서 정착민들의 다양한 의뢰를 수행하면서 무너져 내린 건물이나 터널, 하수도 안에서 서식하고 있는 돌연변이 집단이나 강도단들을 처리하거나 새로운 세계의 질서를 강압적으로 확립하려고 하는 세력과 맞서 싸워나가게 됩니다.
플레이어는 돌연변이 집단이나 강도단 등 다양한 세력들과 대립하면서 권총, 돌격소총, 샷건, 머신건, 석궁, 스나이퍼 라이플, 로켓 런처, 부메랑 등의 무기를 사용하게 되는데 각 무기마다 특화된 탄환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반 탄환보다 위력이 2배 더 강한 탄환, 갑옷을 뚫을 수 있는 탄환, EMP 전자파를 발생해 기계 장치에 치명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탄환, 폭발을 일으키는 탄환, 전기 충격을 가해 감전 효과를 내는 탄환, 적의 정신을 지배해 조종을 할 수 있는 탄환 등 무기 외에 적들의 특성에 따른 다양한 탄환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정착민 마을에서는 카드 게임 등의 미니게임을 즐기거나 레이스에 참가해 돈을 모아 업그레이드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상점에서는 아이템을 구입하거나 의상을 구입해 캐릭터 커스터마이즈가 가능하지만 단순히 방어력 업그레이드만 가능할 뿐 다양한 제작을 할 수 없고 차량 정비소나 부품점에서 차량 도색과 무기를 장착할 수도 있지만 역시 단순 기능 업그레이드만 가능해 다양한 커스터마이즈를 할 수 없는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네요.
마치며…
[레이지]는 세기말적인 분위기 속에서 정착민들의 생존을 위한 대립과 차량을 활용한 전투를 펼치며 오픈월드 게임방식을 채택하고 있지만 오픈월드 게임이라고 하기에는 진행이 다소 한정적이고 온라인 데스매치 모드의 부재, 단순한 커스터마이즈 시스템은 20년 역사의 Id소프트웨어 게임의 노하우를 제대로 집대성하지 못한 느낌이네요.
그래도 이드 테크5 엔진의 기술력으로 정밀하고 세밀한 그래픽 묘사와 함께 60프레임의 부드러운 움직임은 확실히 감탄할 만 하더군요. 현재 Id소프트웨어는 새로운 이드 테크7 엔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하니 다음 작품에서는 팝인 현상 없는 보다 완성도 높은 게임을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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