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Shot

게임 업계, 10년간 무슨 일이 있었나

DreamCast 2010. 3. 29. 23:49

게임샷이 올해 3월 1일로 10주년을 맞았다. 2000년 3월 1일 'PS2를 랜더링 머신으로 사용'이라는 첫 번째 기사를 시작으로 지난 10년 동안 독자들과 함께 울고 웃었다. 강산도 변한다는 세월 10년. 그간 세계 그리고 국내 게임 업계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과연 지난 10년동안 어떠한 사건, 사고가 있었을까? 게임샷이 지난 10년의 시간을 정리해 보았다.

 

 

2000년 - PC게임 지고, 온라인 게임 뜨고

 

2000년 국내 게임 업계 상황을 요약하면 '디아블로 2'와 '온라인 게임' 그리고 '아동용 게임'이란 세 단어로 압축된다. 2000년 6월 발매된 디아블로 2는 스타크래프트에 이어 다시 한번 대한민국에 블리자드 열풍을 일으키며 국내 게임 업계를 긴장시켰다. 그리고 국내 게임 업계의 주요 플래폼이었던 PC 패키지 게임이 줄어들면서 온라인 게임이 강세를 나타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와 CCR의 '포트리스' 등이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한편 '짱구는 못말려' 시리즈가 주얼과 번들을 합쳐 30만장 이상 판매되면서 여러 업체들이 아동용 게임 시장으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 외에도 '악튜러스 표절', '업체간 인수합병' 등이 2000년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2000년 12월 29일에 등록된 게임샷 2000년 10대 뉴스

 

2001년 - 디아블로 2와 스타크래프트 열풍

 

2001년에는 온라인 게임 산업의 성장폭이 높아지면서 관심이 집중되었다. 특히 울티마의 아버지 '리차드 게리엇(로드 브리티쉬)'을 엔씨소프트가 영입해 세계 게임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또 리니지를 필두로 천년, 포트리스 2 블루 등 많은 온라인 게임이 일본, 대만, 중국 등의 해외 시장 진출에 성공하여 국내 온라인 게임의 위상을 드높였고, 엔씨소프트, 넥슨, CCR 등과 같은 온라인 게임 개발사의 매출이 2000년에 비해 두 배 이상 향상되었다.

 

블리자드 열풍도 계속돼 1998년과 2000년에 발매된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 2가 그 해 각각 200만장을 돌파하였다. 특히 디아블로 2는 2001년 한해 동안에만 170만장이 판매되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게임 업계의 코스닥 진출도 가속화돼 위자드소프트, 액토즈소프트, 소프트맥스, 한빛소프트, 세고엔터테인먼트, 네오위즈, NHN(한게임) 등의 기업이 코스닥에 입성했으며, 온라인 게임과 함께 아동용 게임 시장이 크게 성장하여 수많은 아동용 PC 패키지 게임들이 쏟아져 나왔다.

 

한편 산업 규모가 커지면서 어두운 그림자도 짙어져 PC 패키지 개발사 및 유통사는 불법복제와의 전쟁을 선포했고, 사기, 폭력, 강도 등 게임 관련 범죄가 급증하여 안 좋은 소식들이 신문 사회면을 장식하기도 했다.

 

2001년 12월 31일 등록된 게임샷 2001년 10대 뉴스

 

 

2002년 - 게임하면 감옥간다, 진짜로!

 

2002년 게임 업계는 '심의'라는 화두를 만났다. PC 패키지와 콘솔 그리고 아케이드 게임에만 적용되던 심의를 온라인 게임에도 적용시키면서 소란을 낳았다. 특히 온라인 게임의 PK를 두고 큰 논란이 벌어져 업체와 시민단체 간에 마찰도 일어났다. 또 온라인 게임 시장이 확대되면서 그 동안 음지에 머물러 있던 온라인 게임 아이템 거래가 크게 증가, 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국산 게임들의 해외 시장 선전도 계속되었다. '미르의 전설 2'는 중국에서,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일본에서 많은 인기를 얻으면서 게임 한류 바람을 일으켰다.

 

이 외에도 2002년은 국내 비디오 게임의 원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콘솔 게임기 시장이 본격 전개되었다. 2월 22일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2를 시작으로 12월 14일과 23일 게임큐브와 엑스박스가 정식 발매되어 국내 게임기 시장의 서막을 열었다. 또 모바일 게임 시장이 형성되면서 컴투스나 게임빌 같은 업체들이 고속 성장을 기록했다.

 

한편 지구 반대편인 유럽 그리스에서는 정부가 '게임 금지법'을 발효시켜 그리스 내 모든 지역에서 '전자장치로 작동하는 모든 게임을 금지' 시키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닌텐도 휴대용 게임기를 들고 있던 수백명의 외국인들이 철창 신세를 져야 했고, 자국민들은 경찰의 눈을 피해 게임을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참고로 이 법은 유럽연합(EU)이 그리스 정부를 유럽 사법 재판소에 제소, 승리하면서 2004년 법의 효력이 정지되었다.

 

2002년 12월 26일 등록된 게임샷 2002년 10대 뉴스

 

2003년 - 온라인 게임, 게임 산업의 중심에 서다

 

2003년에는 온라인 게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대형 온라인 게임 퍼블리셔가 대거 등장하기 시작했다. 한게임, 넷마블, 넥슨, 네오위즈 등은 본격적인 퍼블리셔로 변신, 좋은 게임을 잡기 위한 대결을 펼쳤다. 이와 함게 MMORPG가 주류였던 온라인 게임 시장에 '카르마 온라인', '겟앰프드' 등 비 RPG 장르가 두각을 나타내 캐주얼 게임의 가능성을 엿보기 시작한다.

 

또 온라인 게임의 해외 수출이 크게 늘면서 이와 관련한 분쟁도 증가, 액토즈소프트, 위메이드, 샨다를 위시한 '미르의 전설'을 시작으로 중국 업체와 한국 업체 간의 불협화음이 끊이질 않았고, 아이템 현금 거래 사이트인 '아이템베이'가 수면 위로 부상하여 게임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불리기도 했다.

 

한편 블리자드는 갑자기 태도를 바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국내 직배를 선언, 판권 확보에 목을 매었던 국내 유명 게임 업체들이 울상을 짓기도 했다.

 

2003년 12월 26일 등록된 게임샷 2003년 10대 뉴스  

 

2004년 - 싸이월드를 누른 카트라이더

 

2004년에는 그동안 비주류로 평가 받던 캐주얼 게임들이 급부상했다.  FPS, 비행슈팅, 레이싱, 카드배틀, 골프, 대전격투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2004년 한 해를 수놓았고, 그 중에서도 넥슨의 '카트라이더'는 전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또 6월에는 '리니지 2'가 정보통신윤리위원회으로부터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판정돼 논란이 일었고, '삼국지 10'의 고구려 역사 왜곡 논란으로 심의를 내준 영상물등급위원회 관계자들이 국회에 불려가 고초를 겪기도 했다. 이와 함게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이 업체로부터 억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도 발생했다.

 

이와 함께 소프트맥스의 '마그나카르타'와 판타그램의 '킹덤언더파이어 더 크루세이더'같은 콘솔 게임이 해외에서 주목 받으며 콘솔 게임의 가능성을 타진했는데, 특히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쟁쟁한 온라인 게임들을 제치고 '킹덤언더파이어 더 크루세이더'가 대상을 차지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한편 11월에는 직배를 선언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폭팔적인 인기를 얻으며 론칭, 몇몇 인기 게임이 독점하고 있던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의 판도를 바꾸어 놓았고, SK, CJ,오 리온 등 대기업들의 e스포츠 게임단 창단이 줄을 이었다.

 

2004년 12월 17일 등록된 게임샷 2004년 10대 뉴스 

2005년 - 다사다난한 한 해 보냈던 게임 업계

 

2005년 여름, 일본에서 게임 한류 바람을 일으켰던 그라비티가 일본 소프트뱅크에 4천억원에 매각돼 국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그러나 매각 후에도 김정률 회장이 횡령 혐의로 조사를 받고 감사위원회를 통해 회계 감사를 다시 받는 등 파문이 이어졌다.

 

또 PC방과 업체간 갈등이 심화돼 양측의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상용화 초기부터 PC방들의 불매 운동으로 적지 않은 논란을 낳았고, 국민 게임 반열에 올랐던 '카트라이더' 역시 유혈 사태를 겪는 등 PC방과 게임 업체가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이 밖에 네오위즈의 '스페셜포스' 역시 PC방 유료화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했다.

 

11월에는 국내 최초의 통합 게임 전시회 지스타가 개막되었다. 그러나 지스타는 양적인 면에서 성공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도우미 위주의 행사, 신작 부재, 해외 대형 업체 참여 저조, 해외 언론의 무관심 등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캐주얼 게임의 전성기도 이 때였는데, 2005년에 론칭된 게임중 70% 이상이 동일 장르일 만큼 인기를 누렸으며 정치권에서 10시부터 청소년의 게임 플레이를 금지시키자는 '셧다운제'와 아이템 현금 거래를 양성화 하자는 목소리가 나와 논란을 증폭시켰다.

 

한편 세계 게임 업계의 빅3 업체인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가 5월 E3에서 나란히 차세대 콘솔 게임기를 발표해 세계를 주목하게 했다.

 

2005년 12월 16일 등록된 게임샷 2005년 10대 뉴스

2006년 - 블리자드, 세계 게임 업계의 판도를 바꾸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전세계적으로 대성공을 거두면서 한국 게임들이 주도해 온 세계 온라인 게임 산업의 지형도가 바뀌었다. 블리자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하나로만 한 해 1조6천억원의 매출을 달성, 국내 게임 업계의 자존심을 뭉개뜨렸으며, 뉴욕타임즈는 "GTA조차 해내지 못했던 게임을 통한 세계 평정을 WOW가 해냈다"며 극찬했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개발을 지휘했던 랍 팔도 블리자드 부사장은 타임이 선정한 10대 인물에 선정되기도 했다.

 

2월에는 리니지 명의 도용 사태가 발생, 온 지면과 방송이 이 사건으로 도배가 됐고, 이로 인해 엔씨소프트는 주요 신문사 지면에 '사과 광고'를 게재하는 국면에 이르렀다. 또 월드컵 여파로 게임 업계가 한파를 맞아 업체들이 악몽의 6월을 보내기도 했으며, 덩치를 키우기 위한 M&A(인수합병)도 많이 진행되었다.

 

한편 사행성 게임기 '바다이야기' 파문으로 지스타와 아이템 현금 거래 사이트는 된서리를 맞았다. 유연해지던 게임머니 거래가 다시 불법으로 낙인 찍혔고, 국내 최초의 통합 전시회 지스타도 바다이야기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이 외에도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출범, 영상물등급위원회가 하던 게임심의업무를 이어 받았다.

 

2006년 12월 12일 등록된 게임샷 2006년 10대 뉴스

2007년 - 극심한 부진 겪은 한국 게임 산업

 

2007년은 매년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해 온 한국 게임 업계가 심각한 내수 부진과 수출 감소로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매년 2배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했던 게임 업계는 처음으로 10% 미만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흥행작품도 나오지 않아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또 엔씨소프트에서는 3월에 '리니지 3' 개발을 진두지휘하던 개발실장을 비롯한 핵심 개발자들이 기술 및 영업 비밀 유출 혐의로 회사를 떠난 후 경찰 조사가 진행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최근 법원이 개발자들에게 죄를 물어 2010년 1월 20억원의 손해배상과 함께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무거운 판결을 내렸다. 한편 형사 사건 외에도 엔씨소프트는 이들이 개발한 게임에 대해 '가처분 서비스 중지'를 요구해놓은 상태라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2007년은 블리자드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많은 이슈를 만들어냈다. 먼저 블리자드는 한국 e스포츠 업계와 스타크래프트 리그 중계권을 놓고 마찰을 빚었는데 현재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또 블리자드는 5월 '스타크래프트 2'를 발표해 전세계 게이머들을 열광시켰다. 2007년에 발표된 스타크래프트 2는 연기에 연기를 거듭, 2010년 여름쯤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외에도 블리자드는 세계 2위 게임 업체 액티비전과 합병하면서 EA를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서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2007년 12월 14일 등록된 게임샷 2007년 10대 뉴스

 

 

 

2008년 - 계속되는 게임 업계의 합종연횡

 

2008년에는 그 어느 해보다 업체간 인수합병이 활발했다. <T3-한빛소프트>, <드래곤플라이-판타그램>, <NHN-웹젠>, <넥슨-네오플> 등 대형 업체들의 인수합병이 계속해서 발생했다.

 

2002년 웹젠 이후 맥이 끊겼던 온라인 게임 업체들의 코스닥 진출도 연이어 성사됐다. 제이씨엔터테인먼트, 게임하이, 드래곤플라이, 엠게임, 조이맥스 등 많은 업체가 코스닥 진입에 성공했다.

 

또 2008년 12월을 기점으로 국내 게임 업계 수출액이 10억6000만달러를 기록, 최초로 10억불 달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 어느 때보다 해킹과 오토 프로그램이 활개를 쳐 대다수의 게임들이 피해를 겪으며 힘든 나날을 보내기도 했다.

 

이슈 메이커 블리자드는 6월 월드 와이드 인비테이셔널에서 '디아블로 3'를 처음으로 공개, 다시 한번 세계 게이머들을 열광 시켰고, 프로 게이머 구단이 연달아 해체되면서 e스포츠 업계가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아이온' 돌풍으로 회생, 수 년째 계속되었던 부침을 털고 시가총액 3조원을 돌파하는 등 다시 한번 힘찬 날개를 폈다.

 

2008년 12월 19일 등록된 게임샷 2008년 10대 뉴스

 

 

2009년 - 웹게임 열풍과 프로야구 라이선스 사태

 

2009년에는 웹게임 열풍이 뜨거웠다. 웹게임은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하지 않아도 인터넷 브라우저만 있으면 손쉽게 즐길 수 있다는 점과 한 번 명령을 지정해 놓으면 자동으로 실행된다는 점 때문에 2009년 최고의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대형 게임 업체들마저 웹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이 열풍은 2010년에도 계속되고 있다.

 

또 게임물등급위원회가 2월 게임 심의 수수료를 최대 10배 이상 올려 업체들로부터 큰 반발을 샀으며, 부산으로 개최장소를 옮긴 지스타는 역대 최고 관람객인 24만명을 기록, 흥행에 성공했다.

 

이 외에 IT 업계를 달구었던 아이폰 열풍은 게임 업계로도 이어져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폭등했고, CJ인터넷은 KBO(한국야구위원회)와 프로야구 선수에 관한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여 경쟁 업체와 프로야구선수협회로부터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한편 게임 업계가 자동사냥 프로그램과 해킹 프로그램 같은 불법 프로그램 제작 업체에 전쟁을 선포했지만 반대로 법원은 자동사냥 프로그램을 사용한 유저들의 손을 들어줘 업체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이와 함께 과거 찾아보기 힘들었던 외산 온라인 게임들이 크게 증가하여 국내 개발사들을 긴장시켰다.

 

 

2009년 12월 18일 등록된 게임샷 2009년 10대 뉴스

 

출처 : 게임샷 (www.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