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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 업계의 맏형, 한빛소프트

DreamCast 2010. 3. 29. 23:17


[한빛소프트의 10년간 매출 변화 추이] 

 

해외에 비하면 그리 길지 않은 한국 게임 산업의 역사이지만 그 속에서 가장 파란만장한 연혁을 가진 게임 회사를 꼽으라면 단연 한빛소프트가 선정될 것이다. 그 만큼 굴곡의 연혁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1999년 설립된 한빛소프트는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 2'같은 대형 게임의 퍼블리싱을 통해 국내에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IT 관련 산업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했다. 1999년 이전만 해도 한국 게임 산업은 '산업'이라기보다는 마니아들의 '취미'에 불과한 손바닥만한 시장이었다.

 

그러나 한빛소프트가 배급한 스타크래프트가 크게 히트 하면서 게임 업계, 아니 한국 IT 업계의 지형을 바꾸어 놓았다. IMF 이후 구축된 초고속 인터넷망과 PC방 같은 IT 인프라에 스타크래프트라는 소프트웨어가 결합되면서 한국 게임 산업은 진정한 산업으로 비상할 수 있었다. 스타크래프트는 '스타크래트 노믹스'라고 불릴 만큼 대한민국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24시간 게임 방송만 나오는 전문케이블 TV를 2개나 창설시켰고, e스포츠를 비롯해 스타크래프트 소프트웨어 하나에 수십만명의 직업이 창출되는 효과를 내기도 했다.

 

사실 스타크래래프트는 한빛소프트가 수입한 게임은 아니었다. 한빛소프트 창업주로 당시 LG소프트에서 과장으로 재직하던 김영만 회장, 현재 블리자드 코리아 대표이자 동아시아 총괄인 한정원 사장,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송진호 이사의 3인이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1998년 역대 최고가로 수입된 스타크래프트는 LG소프트에서 유통을 했지만 IMF를 맞아 LG 그룹이 구조조정을 했고, 이 과정에서 당시 김영만 회장이 스타크래프트 판권을 가지고 독립 하면서 한빛소프트가 탄생한 것이다. 

 

[국내에서만 400만장 이상 팔린 디아블로 2]

 

이후 한빛소프트는 2000년 발매된 디아블로 2의 국내 판권을 확보, 2001년에는 매출 800억원을 올리며 전성기를 구사한다.

 

그리고 블리자드의 또 다른 작품인 '워크래프트 3'의 판권을 따내며 3연타석 홈런을 노렸지만 2002년 발매된 워크래프트 3가 앞서 발매된 블리자드의 게임보다 저조한 실적을 거두며 위기를 맞는다. 당시 한빛소프트는 워크래프트 3를 200만장이나 선주문 했지만 그 해 판매된 것은 고작 50만장도 되지 않았다.

 

첫 시련을 뒤로 한 채 주력이었던 PC 패키지 게임 사업 대신 온라인 게임 개발사로 전환하면서 내놓은 '탄트라' 역시 잦은 버그와 개발자들의 무책임함으로 인해 다시 한번 좌절을 겪는다. 그러나 한빛소프트는 당시 기대작이었던 '팡야'의 판권을 따내면서 점차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 '서프', '위드' 등 자회사에서 제작한 온라인 게임들이 선전하면서 온라인 게임 회사로서 구색을 갖추기 시작한다. 그리고 2004년에는 김학규 사단의 '그라나도 에스파다'를 개발한 IMC게임즈 최대 주주가 되면서 다시 한번 힘찬 날개짓을 시도한다.

 

그러나 큰 공을 들인 그라나도 에스파다가 생각 외로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회심의 카드로 내민 '네오스팀', '신야구', '테이크다운' 등 다른 게임들도 실패하면서 한빛소프트는 위기에 빠진다. 그리고 일발 역전을 노리며 계약한 빌 로퍼 사단의 '헬게이트 런던'이 크게 실패하면서 2008년 5월, 한 때 자신들이 유통했던 게임의 개발사인 T3엔터테인먼트에 인수되기에 이른다. 

 

  

제2의 도약 노리는 한빛소프트

 

T3엔터테인먼트에 인수된 한빛소프트는 과거와는 분명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보다 더욱 개발사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된 것이다. 특히 T3엔터테인먼트의 개발력과 한빛소프트의 배급력이 만나 회사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올해만 7개 이상의 신작 게임을 출시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소설 삼국지를 배경으로 세 나라의 격렬한 대규모 전쟁을 그린 정통 MMORPG '삼국지천'이 첫 번째 기대작이고, 디아블로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미소스' 역시 올해 주목할 만한 신작이다. 헬게이트의 무대를 도쿄로 옮긴 '헬게이트 도쿄' 역시 꼭 해봐야 할 작품이며, 이 외에도 3인칭 슈팅 게임 '워크라이'와 '스쿼드플로우', 선수를 육성하는 축구 게임 'FC매니저', 색다른 전장의 느낌을 살린 MMORPG 'ROD' 등이 올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 신무기로 한빛소프트가 다시 한번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헬게이트 도쿄] 

 

출처: 게임샷 (www.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