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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1 히트 제조기 '캐주얼 왕국' 넥슨

DreamCast 2010. 3. 29. 23:14

[넥슨의 지난 10년간 매출 추이]

 

1994년 12월 회사 설립 후 2년 뒤인 1996년, 세계 최초의 그래픽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가 KAIST 출신 천재 2인에 의해 설립된 신생 벤처 회사를 통해 서비스 된다. 혹자는 바람의 나라를 세계 최초의 온라인 게임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분명한 것은 다중 접속(MMO) 게임이 텍스트가 아닌 화면으로 서비스 된 것은 바람의 나라가 최초라는 점이다.

 

현재 경영을 지휘하고 있는 김정주 사장과 지금은 넥슨을 떠나 '아키에이지'를 제작 중인 송재경 사장이 탄생시킨 바람의 나라로부터 시작된 한국 온라인 게임의 역사는 올해로 14년을 맞았고 회사도 14주년을 맞이했다. 이처럼 온라인 게임이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을 대표하는 분야로 자리매김하는데는 넥슨이 큰 기여를 했다. 넥슨은 줄곧 한국 온라인 게임 분야에서 최고의 개발사라는 위치를 지키며 온라인 게임사(史)의 중심에 있었다.

 

중앙대학교 위정현 교수는 온라인 게임을 한(韓)민족 5천년 역사에서 거북선, 금속활자에 이은 3대 발명품으로 치켜 세우고 있다. 그 만큼 바람의 나라의 등장은 혁신적이었다.

 

2001년에는 세계 최초의 온라인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택티컬 커맨더스'를 선보였는데 국산 게임 최초로 해외 유명 게임 시상식에서 2관왕과 함께 대상을 차지한다. 같은 해 최초의 온라인 퀴즈 게임 `퀴즈퀴즈'를 서비스 했고, 2000년에는 국내 최초의 유무선 연동게임 `퀴즈퀴즈 모바일' 서비스가 이뤄졌다.

 

2002년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를 선보이면서 국내에서만 35만명이라는 동시접속자수를 달성, 엔씨소프트가 갖고 있던 이 분야 최고 기록을 단숨에 갈아 치웠다. 또 이 게임은 중국에서 최고 동시접속자수 70만명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이 과정에서 넥슨은 다양한 '최초'의 기록을 만들어 낸다. 국내 온라인 게임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해외 진출에 나선 것도 넥슨이었고 최초로 부분유료화 과금 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넥슨이었다. 이처럼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 넥슨이지만 그 때까지는 대학생 동아리 같은 느낌이 강했던 것도 사실.

 

하지만 넥슨은 창업 10년째인 2004년부터 게임 회사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다지며 국내 온라인 게임 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꾼 두 게임을 본격적으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메이플스토리'와 '카트라이더'가 그것이다.

 

2004년 6월 서비스를 시작한 카트라이더는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누구나 배우기 쉬운 게임 룰, 다이내믹한 게임성으로 `포트리스'의 대를 잇는 국민 게임의 반열에 올라섰다. TV의 개그 프로그램에는 카트라이더 관련 유머가 등장했고, 10대는 물론 20대, 30대 이상의 장년층에 이르기까지 전연령층이 게임을 즐겼다. 대한민국 최초로 모든 연령대의 유저가 즐기는 게임이 등장한 것이다. 기록 역시 경이적이었다. 한 때 회원수 2400만명에 동시접속자수는 24만명에 달했고, 국내 매출만 월 100억원을 올리기도 했다.

 

카트라이더 보다 1년 앞서 등장한 메이플스토리 역시 넥슨에게는 보석 같은 존재이다. 전국 초등학생 중 90% 이상이 이 게임을 즐겼고, 국내 온라인 RPG 중 최고 기록인 동시접속자 25만명을 달성했다. 특히 넥슨 게임 최초로 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한 해 매출 1천억원을 올리고, 2003년 4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매년 최고 동시접속자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요즘은 해외에서도 확실한 성과가 나오고 있다. 중국, 일본, 대만 등지에서도 최고 동시접속자수를 경신하며 매출을 일으키고 있고, 이 같은 성공에 힘입어 넥슨은 지난 해 7200억원의 매출 중 60%를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창업 10년만에 1000억원 매출에 진입하고, 다시 4년만에 7천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이다. 현재 게임 업계는 불가능해 보였던 연매출 1조원 돌파를 넥슨이 가장 먼저 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는 게임마다 성공하는 기업?

 

넥슨은 국내 게임 회사 중 가장 많은 성공한 게임을 보유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실패한 게임이 많은 회사이기도 하다. 시장에 내놓는 것이 3개라면 2개는 실패했고 1개만이 성공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내놓는 게임마다 성공하는 운 좋은 회사 같지만 좀 더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국산 게임 최초로 해외 게임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택티컬 커맨더스는 2년도 안 돼 적자만 기록한 채 서비스가 종료되었고, 빅3라 불리던 '제라' 역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특히 '우당탕탕 대청소'는 국내 게임 최초로 론칭 한 달만에 서비스가 종료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 외에도 '빅샷', '범퍼킹 재퍼', '엑사인', '카바티나 스토리' 등 넥슨이 그동안 실패한 게임은 20여개 이상에 이른다. 그렇지만 넥슨은 다른 회사와 달리 그 실패에서 가능성을 바라본다. 카트라이더와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 같은 국민 게임을 선보인 넥슨의 정영석 본부장 역시 이에 앞서 다른 게임을 선보였지만 실패한 전력이 있다.

 

넥슨은 '한번 실패하면 끝'이라는 게임 업계의 속설을 뒤집어 놓았다. 국내외에서 실패를 거듭하며 원개발자까지 떠난 '컴뱃암즈'는 미국과 유럽 현지 시장에 알맞은 리뉴얼로 재기에 성공했다. 서양의 유명 FPS 게임과 맞대결하지 않고 좀 더 가벼운 게임으로 접근한 방식이 통한 것이다.

 

2008년 등장한 '카스 온라인' 역시 당시 유저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일부 마니아들은 '카스'라는 이름에 먹칠을 했다고 흥분하기까지 했다. 그렇지만 이어서 선보인 좀비모드가 큰 인기를 얻으며 국산 FPS 게임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았다. 너도 나도 좀비모드와 비슷한 형식의 모드를 자사 FPS 게임에 끼워 넣었다.

 

이처럼 넥슨은 실패에서 성공을 바라봤고, 지금의 탄탄한 개발 구조 역시 그러한 노하우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넥슨의 위상을 나타나는 두 가지 사건이 있다.

 

미국의 유력 경영 전문 월간지 ‘패스트컴퍼니’가 ‘2010년 세계 혁신기업 순위(2010 Ranking of World’s Most Innovative Companies)’의 게임 기업 부문에서 넥슨을 5위에 선정한 일과 '마비노기 영웅전'의 정식 서비스이다.

 

넥슨의 경영 방식이나 게임 시장에 대한 접근 방식에 세계는 찬사를 보내고 있으며, 개발자들은 마비노기 영웅전이 지금까지 나온 어떤 국산 온라인 게임보다 기술력에서 우위에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10년전만 해도 넥슨에 대해서는 '기술력 없는 캐주얼 게임 회사'라는 인식이 팽배했지만 지금은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끊임 없이 변화하고 새로운 기술을 추구하는 회사 정신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출처 : 게임샷 (www.gameshot.net)